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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는 어떻게 우리의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가?

글 : 데이비드 콰멘 사진 : 크레이그 커틀러

코로나19는 바이러스의 파괴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없으면 우리가 알고 있는 생물은 존재할 수 없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바이러스가 없는 지구를 상상해 보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 있는 퍼시픽 수족관에서 제브라상어가 유유히 지나가는 가운데 한 잠수부가 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의 그림을 들어 보이고 있다. 동식물에게 무해한 박테리오파지는 건강한 해양 생태계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해양에는 이 박테리오파지뿐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들이 풍부하다. 이 수족관의 열대 산호초 서식지와 연산호 정원에는 138만 9875ℓ의 물이 담겨 있으며 이곳에는 약 5320조 마리의 바이러스가 산다. 이 바이러스들을 나란히 늘어놓으면 지구를 여덟 바퀴 정도 돌 수 있는 길이가 된다. DOMINIK HREBÍK AND PAVEL PLEVKA, LABORATORY OF STRUCTURAL VIROLOGY, CEITEC, MASARYK UNIVERSITY, CZECH REPUBLIC 
마법 지팡이를 휘두르자 모든 바이러스가 사라진다. 광견병바이러스가 별안간 자취를 감췄다. 폴리오바이러스가 사라졌다. 또 끔찍하게 치명적인 에볼라바이러스가 없어졌다. 홍역바이러스와 멈프스바이러스 그리고 각종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사라졌다. 인간의 고통과 죽음이 크게 감소했다.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가 사라져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의 대유행은 일어나지 않았다. 수두나 간염, 대상포진은 물론 감기까지 사라졌다. 2003년에 나타난 사스바이러스도 사라졌다. 이제 우리는 사스바이러스가 현대의 세계적 유행병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경보였다는 사실을 안다. 그리고 코로나19를 일으키며 당혹스러울 정도로 다양한 결과를 낳고 다루기가 매우 까다로울 뿐 아니라 몹시 위험하고 전염력이 아주 강하고 잔인한 사스-코브-2바이러스도 사라졌다. 자 이제 기분이 좀 나아졌는가?
 
현재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온전한 형태에 속하는 네안데르탈인의 머리뼈가 프랑스 파리 인류박물관에서 사람의 해골 근처에 놓여 있다. 현생 인류는 아프리카를 떠났을 때 네안데르탈인과 이종 교배를 했고 수십만 년에 걸쳐 진화한 유전자를 즉각적으로 얻게 됐다. 과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들에게서 물려받은 면역반응을 돕는 유전자 152개를 찾아냈다. 과학자들은 이 유전자들 덕에 우리의 조상들이 유럽에서 접한 새로운 바이러스들과 싸울 수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RÉMI BÉNALI
하지만 아직 좋아할 단계는 아니다.
 
미국 유타대학교 소속 신경과학자 제이슨 셰퍼드가 사람의 인지 능력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바이러스 형태의 단백질 껍질을 3차원으로 재현한 영상을 들고 있다. 구 모양의 이 경이로운 물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정보를 운반하는 아크 유전자는 육상 척추동물이 약 4억 년 전 바이러스와 유사한 조상으로부터 얻은 것이다. 바이러스 유전체를 둘러싸는 캡시드와 비슷하게 생긴 이 껍질은 인간의 뇌뿐 아니라 많은 다른 동물의 뇌에 있는 신경세포들 간에 유전 정보를 운반한다. SIMON ERLENDSSON, MRC LABORATORY OF MOLECULAR BIOLOGY (CAPSULE); ROBERT CLARK (BRAIN)
이 시나리오는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사실 우리는 바이러스의 세계에 살고 있다. 바이러스는 헤아릴 수 없이 종류가 다양하고 셀 수 없을 만큼 풍부하다. 해양에서만 관측이 가능한 우주에 있는 별보다 더 많은 바이러스 입자가 있을 수도 있다. 포유동물에는 대략 32만 종의 바이러스가 서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엄청난 수만큼 바이러스의 영향력도 상당하다. 바이러스 대부분이 인간을 비롯한 지구에 사는 생명체들의 진화 과정에 이로운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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