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인스타그램 보기

매거진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고대 로마 제국의 격투 클럽

글 : 앤드루 커리 사진 : 레미 베날리 삽화 : 페르난도 G. 밥티스타

실제 로마 제국의 검투사는 영화에 나오는 검투사들과 비슷하지 않았다. 그들의 대결은 서로를 죽이려는 것보다 훌륭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살짝 공개합니다.

제1장
프랑스 아를


프랑스 아를에 있는 로마 제국 시대에 만들어진 원형극장의 지하 통로는 어둡고 서늘하다. 그늘진 지하 통로는 원형극장의 모래투성이인 격투장과 돌로 만든 관중석에 내리쬐는 지중해의 이글거리는 햇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반가운 공간이다.
 
재연 배우들이 프랑스 아를에 있는 1900년 된 로마 제국의 경기장에서 먼지를 날리며 격돌하고 있다. 이들의 검투 시합 덕분에 연구원들이 수 세기 동안 로마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이 고대의 유혈 스포츠를 더 잘 이해하게 됐다.
하지만 내가 방금 착용한 검투사용 투구는 숨이 막힐 듯 답답하다. 약 2000년 전 로마 제국의 검투사가 썼던 보호 장비를 본떠서 만든 이 투구는 무게가 6kg 이상 나간다. 긁히고 찌그러진 투구에서 톡쏘는 금속 냄새가 난다. 마치 땀이 베인 동전 속에 내 머리를 집어넣은 것 같다.
 
AD 238년에 튀니지 엘젬에 건설된 이 원형극장은 로마에 있는 콜로세움을 본떠 만든 것이다. 이곳은 한때 로마 제국에서 세 번째로 큰 경기장이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3만 5000명의 팬은 검투사들을 보기 위해 이곳에 왔다.
청동 창살이 두 눈앞까지 내려와 있지만 허리옷을 착용한 남자 두 명이 싸울 준비를 하며 몸을 푸는 모습이 보인다. 한 명이 가죽 장갑을 낀 손에 짤막하고 휘어진 칼을 움켜잡고 가볍게 제자리 뛰기를 하자 금속제의 팔 보호대가 잘랑거린다. 내가 불편하게 발걸음을 옮기는데 그의 격투 상대가 검을 들고 내 머리를 쳐보겠다고 제안한다. 투구가 얼마나 단단한지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자하르 니크마툴린은 1960년에 개봉한 영화 <스파르타쿠스>를 본 후 검투사에 매료됐다. 그의 등에 새겨진 장면은 문신 예술가 알렉산드르 코사치가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작업실에서 25시간에 걸쳐 그린 뒤 색을 입힌 것이다. 
나는 어깨를 으쓱한다. 기사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은 못하겠는가? 그때 그들의 교관이 끼어든다. 단단한 체구의 브리스 로페즈다. “그는 훈련이 안 돼 있어요. 그에게는 그렇게 강한 힘을 견딜 만한 근육이 없다고요. 그의 목이 부러질 거예요.” 로페즈가 쏘아붙인다.
 
폼페이에서 발견된 프레스코화에는 부상을 입은 검투사가 항복의 표시로 손가락을 치켜든 장면이 묘사돼 있다. 각각의 검투사에 상당한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에 후원자는 검투사를 살려두는 쪽을 선호했다. ARCHAEOLOGICAL PARK OF POMPEII
전직 프랑스 경찰이자 전투 교관으로 주짓수 검은띠를 보유한 로페즈는 실제 싸움이 어떤지 잘 알고 있다. 27년 전 그는 고대의 격투 방식에 관심을 가지면서 샛길로 빠지게 됐다. 그는 실제로 사용이 가능한 검투사용 무기와 갑옷 모형을 주문 제작한 후 검투사를 다룬 수많은 영화와 책에 나오듯 죽을 때까지 싸우는 대결에서 그 물건들이 어떻게 사용됐을지 생각하며 여러 해를 보냈다.

포토갤러리

지도 및 그래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