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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오의 보물들을 소장한 박물관

글 : 톰 뮬러 사진 : 파올로 베르초네

새로 건립된 대이집트박물관은 투탕카멘왕의 보물을 전시하는 기념비적인 시설이자 과거의 유산과 역사를 되찾은 이집트의 상징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박물관 관장인 아테프 모프타는 위장복과 전투화를 착용하고 출근한다. 그 모습이 평범해 보이지는 않지만 사실 대이집트박물관(GEM)도 그저 평범한 박물관은 아니다. 멀리서 보면 무질서하게 펼쳐져 있는 이 최첨단 박물관은 규모가 너무 커서 배치 구조를 파악하기가 힘들 정도다. 박물관의 외형은 뱃머리처럼 돌출돼 있어 마치 대형 선박이 사막에 좌초돼 있는 듯하다. 박물관을 가까이에서 살펴보면 외벽이 피라미드 무늬로 채워져 있는데 이는 1.5km 남짓 떨어져 있는 기자의 피라미드와 흡사하다. 디자인이 산만할지도 모르지만 메시지는 분명하다. 바로 이곳이 파라오에게 걸맞은 박물관이라는 것이다.
 
기자의 피라미드 근처에서 진행되는 이 작업을 포함해 발굴 작업이 진행될 때마다 이집트의 고대 유물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유명한 기념물들이 보이는 곳에 새로 지어진 GEM은 자국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그 어느 때보다 널리 알린다.
공학 기술을 배운 모프타 장군은 건장하고 꼿꼿하며 짧은 머리에 위풍당당한 풍채를 지녔다. 그러나 상냥한 표정을 짓는 그는 내가 생각하던 사령관의 전형적인 모습에 부합하지 않았다. 그가 견디고 있는 압박감을 고려할 때 그의 차분한 태도 역시 현재 상황과 맞지 않았다.

GEM은 이집트 정부가 추진하는 중대한 사업이다. 이 기념비적인 사업은 20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반정부 시위 ‘아랍의 봄’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예정보다 여러 해 지연됐다. 모프타 장군과 그의 참모들은 이집트 정부로부터 GEM을 반드시 대성공으로 이끌라는 명령을 받고 있다. 이집트는 관광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고고학자들과 정치가들의 이해관계가 깊이 얽혀 있는 나라다.
 
이 작은 입상을 포함해 투탕카멘의 많은 보물들은 1902년 카이로에 문을 연 비좁은 이집트박물관에 최근까지 보관돼 있었다. 오랫동안 수장고에 숨겨져 있던 유물들이 GEM에 전시될 예정인데 그중 일부는 최초로 공개되는 것들이다.
우리가 넓은 산책로를 가로질러 박물관 입구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데 장군이 저 멀리 열기 속에 아른거리는 우뚝 솟은 무덤들을 손짓으로 가리켰다. 박물관 부지와 그 피라미드들을 연결하는 보행로가 건설되고 있었다. “이 보행로는 샹젤리제 거리나 람블라 거리보다 더 길 겁니다.” 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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