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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식탁으로

글 : 러네이 에버솔 사진 : 브렌트 스터튼

야생동물 고기는 수백만 명에게 단백질을 제공하지만 야생동물의 생존은 물론 인간의 건강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 이 고기를 대체할 만한 먹거리가 있을까?

포토포토 시장은 형형색색의 파라솔 아래에서 훈제 생선, 파파야, 가지, 옷, 어린이 학용품, 슬리퍼 등을 파는 상인들로 떠들썩하다. 토요일 아침, 콩고의 수도 브라자빌은 활기가 넘친다. 시장통을 거닐던 아너 투디사는 잠시 발길을 멈추고 얕은 물통에서 펄떡이는 커다란 메기 두 마리를 살펴본다. 투디사는 생선 파는 여자에게 메기 두 마리 값으로 7달러를 제안한다. 그 가격에 흡족해한 여자는 나무로 된 대형 도마 위에 메기를 올려놓고 큰 칼로 녀석의 대가리를 댕강 자른다.

콩고 방송에 출연하고 국제 요리 대회에도 출전한 적이 있는 투디사는 ‘리보케’라는 전통 요리를 만들기 위해 신선한 메기를 사고 있다. 그는 메기를 마늘, 후추, 기름, 바질에 직접 재운 후 다 섞인 재료들을 칡잎에 싸서 끈으로 묶은 다음 숯불에 구울 참이다. 또한 투디사는 브라질이나 독일 등 먼 나라에 있는 대형 농장이 아닌 현지 목축업자들이 생산한 소고기를 구입한다. 그는 생강과 파, 이곳에서 별미로 여겨지는 곤충인 살아 있는 귀뚜라미와 굼벵이도 산다. 투디사는 그린 망고 샐러드와 초콜릿 디저트에 이 재료들을 즐겨 사용한다.

11년 전, 브라자빌에 있는 군 무기고에서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 246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때 투디사가 운영하던 유명한 식당 ‘에스파스 리보케’도 파괴되고 말았다. 최근 새로운 요리를 시도하고 있는 투디사는 야생동물을 요리 재료로 쓰지 않고도 콩고식 음식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할 계획이다. 콩고의 음식 문화에서는 영양과 원숭이, 호저부터 멸종위기종인 고릴라, 코끼리, 천산갑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야생동물 고기를 식재료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투디사는 이런 현실에 맞서고 있다. “우리가 동물을 모조리 죽이면 사람들은 더 이상 녀석들을 볼 수 없을 겁니다. 나는 수중과 농장, 숲에서 얻은 자연산 식재료로 요리를 만듭니다. 여기에 야생동물 고기는 사용하지 않죠.” 그가 붐비는 시장통을 걸으며 말했다.
 
그물에 걸린 수많은 박쥐가 콩고강의 숲이 우거진 작은 섬에서 콩고의 수도인 브라자빌의 시장으로 배에 실려 운반되고 있다. 이 시장을 찾는 손님들은 박쥐를 구매해 요리용 및 식용으로 쓴다.
투디사는 비영리 단체인 야생동물보존협회(WCS)와 함께 콩고의 현지 직원들이 주도하는 혁신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 뉴욕시에 본부를 둔 이 단체는 밀렵 및 환경 파괴에 따른 위협으로부터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사업은 사람들에게 무엇을 먹지 말라고 말하는 대신 지역의 향토 요리법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광고판과 TV 광고, 유튜브 요리 영상, 귀를 사로잡는 홍보 음악은 야생동물 고기를 사용하지 않는 콩고 요리가 맛있다는 사실을 알린다.

야생동물 고기 거래는 아프리카와 전 세계의 삼림을 황폐화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야생동물 고기 소비로 300종 이상의 육상 포유류가 멸종위기에 처했다. 아마존 분지에서는 사냥꾼들이 약 200종의 동물을 사냥감으로 노리고 있는데 그 양은 연간 100만t에 달한다. 아시아에서는 도시에서 야생동물 고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 10년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베트남의 부유한 남성들은 사회적 지위와 명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야생동물 고기를 원한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전 세계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여우원숭이가 시골 가정의 저녁 식탁에도 오른다. 야생동물 고기가 도시에서 두 배나 비싼 가격에 판매되면 특정 여우원숭이 종은 생존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야생동물 고기는 유럽과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019년, 영국 항구의 보안을 담당하는 국경수비대는 영국에 입국하는 여행자들로부터 침팬지와 기린을 포함해 1t이 넘는 야생동물 고기를 압수했다. 2021년 성탄절 기간에는 미국 관세국경보호청 요원들이 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 국제공항에서 일주일 만에 45kg이 넘는 야생동물 고기를 압수했다.

야생동물 고기는 중앙아프리카에 있는 많은 농촌 마을에서 오랫동안 주식이 돼왔다. 그러나 현재 환경 보호 단체들은 과도한 사냥이 취약한 산림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는 특히 대도시인 브라자빌과 인근에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수도 킨샤사에서 야생동물 고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도시의 인구를 합하면 1600만 명에 달한다.
 
브라자빌에서 볏짚색과일박쥐를 파는 시장 상인들은 자신들의 이로 박쥐의 날개뼈를 발라 손님에게 주는 경우가 많다. 박쥐는 흔히 수많은 질병의 매개체로 알려져 있다.
“해마다 500만t 이상의 야생동물 고기가 콩고 분지의 숲에서 나오는데 대부분은 생계 유지용이 아닌 사치품으로 도심지에 팔려 갑니다.” 루드 킨존지가 말했다. 킨존지는 WCS가 진행하는 ‘부시미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야생동물 고기에 대한 도시의 수요를 줄여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것이다. 킨존지는 야생동물 고기 거래의 실태를 면밀히 조사하기 위해 나와 함께 3주 동안 콩고를 돌아다녔다. 킨존지는 만약 “야생동물 고기가 현재와 같은 속도로 계속 소비된다면 일부 야생동물은 멸종할 것이다. 우리는 이 활동을 통해 도시 사람들이 야생동물 대신 현지에서 기른 가축을 식재료로 선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300년대 중반에 발생한 흑사병 이후 어쩌면 최악의 감염병 사례로 손꼽힐 코로나19 사태가 최근까지 이어졌다. 이로 인해 야생동물 거래로 발생한 생물다양성 감소에 대한 우려보다는 야생동물에서 사람으로 전염되는 질병을 막는 방법에 대한 논의로 초점이 옮겨갔다. 에볼라바이러스 및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코로나바이러스를 비롯해 1940년대 이후 인간에게 발병한 질병의 70% 이상이 야생동물로부터 유래했다. 특히 벌목과 농사를 위해 야생 지대에 침입하며 야생동물을 거래하고 식용하는 인간의 활동이 발병의 주된 원인이다. 중국의 야생동물 시장에서 흔히 소비되는 동물 16종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야생동물 고기에서 71개의 포유류 바이러스가 발견됐으며 그중 18개의 바이러스는 사람과 가축에 “잠재적인 고위험군”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바이러스는 2019년 12월에 처음 유행하기 시작한 이후 700만 명에 가까운 사망자를 냈다. 이 감염병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한창 진행되는 와중에 일부 세계 보건 전문가와 동물 보호 단체는 야생동물 고기 시장을 영구적으로 폐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시장이 폐쇄되면 빈곤 지역에서 식량 부족과 경제적 불안정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 밖의 사람들은 생물다양성과 인간의 건강을 보호하려면 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 및 야생동물 거래 제한, 야생동물 고기를 먹는 문화의 점진적인 변화가 함께 일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WCS와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2018년부터 협력단을 구성해 동물 매개 질병의 주요 발생지인 중앙아프리카를 대상으로 ‘지속가능한 야생동물 관리(SWM)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목표는 마을과 도시에서 야생동물 고기를 먹는 사치스러운 소비 행태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사냥 관행을 지원하며 야생동물 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지역 농업 사업을 개발하고 공중 보건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야생동물 질병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등 다방면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원주민인 음부티족은 덩굴로 만든 그물로 야생동물을 사냥해 생계를 유지한다. 사냥하는 동안 여자들은 소리를 지르며 남자들이 쳐놓은 그물 쪽으로 먹잇감을 유인한다. 사냥꾼들은 다이커영양 같은 작은 동물을 주로 잡는다.
소비자 행동을 바꾸는 데 한 가지 걸림돌이 있다. 수입 닭고기와 소고기, 돼지고기 등의 냉동 육류를 ‘자연산’으로 여기지 않는 사람들의 편견이다. WCS가 중앙아프리카의 세 개 도시인 푸앵트누아르, 브라자빌, 킨샤사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의 85%가 기회가 있을 때 야생동물 고기를 먹으며 식당의 24%가 야생동물 고기를 판매하는데 이런 식당 중 일부는 가정집인 경우도 있다.

브라자빌 시내에 있는 식당 ‘사브와 망제’에서는 야생동물 고기만 판다. 식당 주인 스타니 모로보가 킨존지와 나를 그의 집과 그늘진 식당 사이에 위치한 콘크리트 안마당으로 안내했다. 모닥불 위에 올려놓은 냄비에서 물이 끓고 있었다. 입구 문 뒤에 흰색 페인트로 쓰여진 메뉴에는 신선한 영양, 호저, 천산갑, 원숭이, 사향고양이, 비단뱀, 사탕수수쥐가 다음 문구와 함께 적혀 있었다. “선불입니다: $1500xaf(약 2.5달러), 맛있게 드세요.”

모로보는 냉장고가 고장 나서 음식을 제공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해맑게 웃으며 자신의 요리를 자랑했다. “신선한 고기에 양념을 최소화해 자연산 고기 본연의 맛이 잘 우러나오죠.” 그가 말했다. 가장 인기 있는 요리는 호저, 원숭이, 천산갑, 덤불멧돼지다. 토마토와 양파, 마늘로 만든 소스에 고기의 육즙을 섞어 만드는 요리도 있다. 어떤 식사든 붉은 고추로 맛을 내고 카사바 가루로 만든 전통식 반죽 빵을 푹 적셔 먹는다.

모로보는 숲 근처 마을에 사는 사냥꾼들에게서 직접 고기를 구입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그는 일부 멸종위기종은 거래가 금지돼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보통 비단뱀과 천산갑 거래는 허용되지 않고 일부 원숭이 종은 판매하는 것이 불법입니다. 그런 고기는 구하기 어려울 수 있죠.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환경감시원에게 잡히면 5년 징역형을 받을 테니까요.” 모로보는 말했다. 그는 차에 고기를 숨겨서 환경감시원들의 단속을 피한다고 설명했다. 모로보는 야생동물 고기를 종종 다른 식당과 가정집에 공급하고 심지어 프랑스나 다른 먼 곳에서 온 여행객에게도 제공한다. 이 여행객들은 여행 가방에 고기를 숨겨 본국으로 밀반입한다. “사람들은 야생동물 고기를 좋아합니다. 사족을 못 쓸 정도로요. 그러니 꼭 손에 넣으려고 합니다.” 그는 말했다.
 
요리사 아너 투디사는 야생동물 고기 대신 브라자빌의 노천 시장에서 구입한 신선하고 저렴한 자연산 재료를 사용해 콩고 요리를 만든다. 대표적인 향토 음식인 ‘리보케’는 칡잎에 싸서 요리한다.
킨존지는 야생동물 고기 소비를 줄이려고 노력하지만 사람들이 이 고기를 먹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이해한다. 킨존지가 어렸을 때 그의 아버지는 숲에서 잡은 동물로 가족에게 요리를 해주곤 했다. 당시 킨존지는 사향고양이(긴 몸통과 두꺼운 꼬리털, 짧은 다리를 지닌 포유동물) 구이를 가장 좋아했다. “야생동물 고기를 먹는 것은 우리 문화의 일부죠. 하지만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려면 내가 먼저 바뀌어야 했습니다.” 킨존지는 말했다. 야생동물 고기는 4년 전에 한 입 먹은 것이 마지막이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최근 킨존지와 그의 동료들은 일부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걱정스러운 상황을 목격했다. 브라자빌 시내의 종합시장에서 장사하는 남자 상인들은 손님들이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9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날마다 볏짚색과일박쥐를 준비한다. 먼저 그들은 박쥐를 콘크리트 바닥에 세게 내리쳐 죽인다. 그런 다음 자신들의 이로 날개뼈를 발라낸다. 전 세계적으로 과일박쥐는 숲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주로 먹는다. 그러나 일부 야생동물 및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이런 대규모 상거래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특히 상인들이 고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박쥐의 체액에 접촉하는 경우를 염려한다.

어느 이른 아침, 브라자빌을 떠난 나와 킨존지는 콩고강 유역에서 데이비드 라쿠텔라미오와 세 명의 박쥐 수집가를 만났다. 세 남자는 직사각형의 나무 우리를 통나무배에 싣고 거센 물살을 거슬러 강 한가운데에 있는 작은 섬 ‘일 데 시에’를 향해 힘차게 노를 저었다. 라쿠텔라미오는 숲속으로 들어가 길이가 통학 버스 두 대보다 길고 높이는 최소 2층짜리 건물만 한 새그물 14개를 확인했다. 그가 밧줄로 새그물을 내리고 박쥐를 떼어내는 동안 나는 그에게 동물과 밀접하게 접촉하면 질병에 걸릴까 봐 걱정되지는 않는지 물었다. 라쿠텔라미오는 이 박쥐들이 주로 건강에 좋은 과일을 먹기 때문에 질병에 걸릴 리가 없다고 답했다. “물론 박쥐한테 물리면 많이 아프겠죠. 그렇다고 병에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그가 말했다.
 
배들이 콩고민주공화국의 수도 킨샤사에 있는 항구로 야생동물 고기를 실어 나르고 있다. 킨샤사는 2050년 무렵이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가 될 전망이다. 이 사진에 보이는 난쟁이악어는 취약종이다.
박쥐는 매우 강력한 면역 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이는 녀석들이 밀접 접촉하는 인간에게 질병을 전염시키는 데 매우 적합한 조건이다. 박쥐가 바이러스를 퍼뜨릴 때 사람이 박쥐의 혈액이나 체액에 우연히 접촉하면 질병에 전염될 수 있다.

박쥐는 오래전부터 에볼라바이러스를 비롯한 여러 질병의 매개체로 의심을 받아왔으며 다양한 질병을 옮길 수 있는 동물을 조사하는 연구원들은 지금도 박쥐를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다. 2021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국제개발처(USAID)에서 자금을 지원받은 연구진이 콩고 분지에서 3500여 마리의 박쥐와 설치류 및 영장류를 대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보균 여부를 조사했다. 연구원들은 121마리의 동물에게서 표지자 서열을 발견했는데 그중 두 마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박쥐였다.

WCS는 일 데 시에 및 여러 지역에서 발생하는 박쥐 사냥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에 착수했다. 이 연구에는 박쥐가 에볼라바이러스 등 질병에 대한 항체를 갖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혈액 검사도 포함됐다. “박쥐를 사고파는 행위는 건강을 해칠 위험이 있어 보입니다. 또 다른 질병을 발생시킬 수도 있죠.” WCS의 아프리카 지부 담당자로 권리 및 지역사회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미셸 위란드는 말한다.
 
이 새끼 침팬지는 어미가 고기를 구하는 사냥꾼에게 죽임을 당하자 홀로 남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녀석은 콩고민주공화국 남키부주에 있는 르위로 영장류 재활보호센터에서 안전하게 지내고 있다. 고아가 된 침팬지들은 구조되지 못하면 반려동물 밀수꾼에게 팔리는 경우가 많다.
브라자빌의 야생동물 고기는 대부분 ‘우에소’를 통과한다. 이 도시는 브라자빌에서 북쪽으로 800km 이상 떨어진 상가강 서쪽 기슭에 위치해 있다. 약 3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우에소는 단백질원이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지역이다. 이곳 주민들이 숲에서 얻은 식량 자원을 먹는 것은 과시욕 때문이 아니라 생존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생선과 야생동물 고기, 채소, 카사바 빵, 국산 및 수입산 육류를 먹는다.

항구이자 북부의 벌목장으로 가는 관문이기도 한 우에소는 지구상에서 가장 외딴 열대 우림에 속하는 누아발레-은도키 국립공원을 둘러싸고 있다. 면적이 4200km²가 넘는 이 국립공원은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국경 지대에 위치해 있다. 매일 해가 뜨면 강둑을 따라 조성돼 있는 수십 개의 작은 마을에서 통나무배들이 우에소를 떠난다. 야생동물 고기를 구하러 떠나는 배들이다. 배들이 돌아오면 젊은 남자들은 물건을 수레에 실어 마을 시장으로 운반하고 일부 고기는 즉석에서 훈제한다.

정부는 상아 밀렵꾼들이 누아발레-은도키 국립공원에 잠입하는 것을 막고자 80여 명의 환경감시원을 고용해 이동 순찰대를 운영하고 있다. 환경감시원과 지역사회가 서로 대립하며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밀렵을 방지하는 데는 효과가 있었다.

멸종위기에 처한 고릴라와 코끼리, 침팬지는 한때 우에소의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보호 조치가 강화되고 해당 동물을 죽이거나 운반하다 적발되면 징역형에 처해지기 때문에 지금은 판매되는 일이 드물다. 그러나 당국자들은 이런 동물들이 여전히 비밀리에 팔리고 있다고 의심한다. 나는 우에소의 주요 시장에서 영양과 원숭이 고기가 숯불 화덕에서 훈제되는 광경을 목격했다. 판매상들은 동물이 도착하자마자 도살했다. 큰흰코원숭이의 사람처럼 생긴 손발과 브라자원숭이들이 도마 끄트머리에 버려져 있었다.

동물들이 어디서 죽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사냥됐는지 여부를 판단할 길이 없다. 그래서 경찰은 보호종 관련법을 위반하는 행위만 단속한다. 한 육류 판매상은 서부고릴라와 둥근귀코끼리, 보호종인 봉고를 다시 팔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그렇게 되면 부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들이 브라자빌에 있는 유명한 야시장에서 난쟁이악어와 영양부터 원숭이와 강멧돼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야생동물 고기를 팔고 있다. 그러나 일부 상인은 거래가 금지된 멸종위기종인 코끼리와 천산갑을 암암리에 팔기도 한다.
우에소와 브라자빌, 킨샤사에서 두 배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는 대부분의 야생동물 고기는 주로 작은 사냥터, 숲 근처의 시골 마을, 벌목장에서 공급된다. 위란드에 따르면 이런 벌목장은 곳곳에 분포해 있으며 많은 목재 회사는 트럭 운전사가 불법 야생동물 고기를 운반해도 눈감아준다. 하지만 ‘콩골라즈 인두스트리엘 데 부아’라는 회사는 거의 24년 동안 WCS 및 정부 산림경제부와 협력하며 더 나은 모범 사례를 제시해왔다. 이 회사는 WCS와 함께 환경감시원을 고용해 야생동물 고기 밀수꾼들이 드나드는 벌목장과 이동 경로를 순찰하는 프로그램에 자금을 대고 있으며 과거에 원주민 사냥꾼을 고용해 동물을 죽였던 회사 직원들을 위해 이제는 지속가능한 사냥 관행을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속가능한 사냥 관행을 장려할 뿐만 아니라 우에소와 같은 지역에서 소규모 축산업을 지원한다. 나는 수제 요구르트, 케이크, 콩고 요리를 파는 피에레트 부에소를 우에소에서 만났다. 그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영세 사업 교육을 받았으며 축산업 장려 사업의 일환으로 닭 200마리를 받을 예정이었다. 부에소가 파는 닭고기는 슈퍼마켓에서 파는 닭고기보다 비싸겠지만 야생동물 고기보다 환경친화적이기 때문에 그녀는 분명 구매자가 있으리라 확신한다. 이혼한 여성으로 자녀와 손주까지 부양하고 있는 부에소는 이 사업으로 얻는 추가 수입이 생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자빌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야생동물 고기를 먹는 것은 사치다. 요리사 투디사의 집에서 식사하는 중에 킨존지는 사람들이 가끔 자신에게 하는 질문에 대해 이야기해줬다. “야생동물 고기를 사지 않으면 뭘 사야 하죠? 먹고 병에 걸릴지도 모르는 수입 고기를 사야 할까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킨존지는 이렇게 대답한다고 말했다. “아니죠. 당신이 야생동물 고기를 살 형편이 된다면 염소 고기나 소고기 혹은 지역 농장의 닭고기를 살 수 있어요.”
 
킨샤사의 고아원에 사는 아이들은 아프리카야자바구미의 유충을 먹는다. ‘음포제’라고 불리는 이 유충은 육류의 대체재로 인기 있는 단백질 공급원이다. 비영리 단체 ‘팜스 포 오펀스’에서는 음포제를 기르고 있는데 환경 보호 활동가들은 이 음포제가 마을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식량 공급원이 되기를 바란다.
투디사는 야생동물을 죽이지 않고도 전통 음식의 맛을 음미하는 방법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해가 질 무렵, 투디사는 마당의 나무에서 딴 신선한 망고와 함께 귀뚜라미와 유충을 볶아 만든 전채 요리를 내왔다. 허브와 토마토, 오이, 마늘을 넣고 조린 메기 리보케와 소고기 리보케도 선보였다. 카사바 푸딩 위에는 망고로 만든 달콤한 잼과 '음빌라 야 에소베'라는 열대 우림 과일이 얹어졌다.

투디사는 마당에 요리 학교를 세우고 여러 행사를 주최할 계획이다. 그가 우리에게 대접해준 식사 자리가 바로 처음으로 연 행사였다. 이 요리 학교에서는 어린아이부터 전문 요리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야생동물 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콩고식 요리법을 배울 수 있다. 이를 통해 숲은 물론 숲에 사는 동물들까지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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