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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인 도시 트리에스테

글 : 로버트 드레이퍼 사진 : 키아라 고이아

이탈리아 북부의 우아하고 활기 넘치는 국경 도시 트리에스테는 주옥 같은 문화를 간직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최근 이곳의 항구가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트리에스테가 새로운 번영의 시대를 맞게 될 수도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살짝 공개합니다.

쌀쌀한 계절에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만 아니라면 이탈리아의 도시 트리에스테의 길은 산책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곳에는 합스부르크가 시대의 고상한 건축물 사이로 잘 정돈된 거리들이 뻗어 있다. 이탈리아의 기준으로 보면 트리에스테는 다양성 면에서 매우 두드러진 도시다. 한때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항구 도시로 번창한 데다 지리적으로는 중부 유럽과 발칸반도 사이에 껴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유서 깊은 주요 광장으로 가장 웅장한 편에 속하는 우니타디탈리아 광장은 아드리아해까지 뻗어 있다. 로마 시대에 이곳은 항구였다. 파시스트당 치하에서 베니토 무솔리니는 이 광장에서 새로운 인종법을 선포했다. 트리에스테의 다른 곳들과 마찬가지로 이 광장은 오늘날 친교와 자아 성찰의 공간이 됐다.
구름 한 점 없는 10월의 어느 날 아침, 나는 주로 노동자들이 사는 산자코모 마을에 있는 세 든 아파트에서 출발해 트리에스테의 중심지까지 걸어갔다. 인구가 약 20만 명인 트리에스테는 이탈리아에서 16번째로 큰 도시다. 가는 길에 나는 1세기에 지어진 로마 극장의 유적과 돔 모양의 19세기 세르비아 동방 정교회를 지나갔고 기차역에서 걸어오는 아프리카 출신의 노점상들과 마주쳤다. 아드리아해의 공기에서 소금기뿐 아니라 볶은 커피 향이 연하게 났다.

나는 1996년부터 트리에스테를 적어도 12차례 방문했지만 하루나 이틀 이상 머문 적은 없었다. ‘그란 말라바르’에서 슬로베니아산 와인을 몇 잔 마시며 바텐더와 나누던 거침없는 대화. ‘레 바레티네’에서 즐겼던 맛조개와 송로버섯. 바다를 굽어보는 울퉁불퉁한 카르소 고원에서 솜털 같은 붉은 안개나무 꽃에 취한 채 즐겼던 하이킹. 나는 트리에스테가 내가 떠날 때 봤던 모습 그대로 늘 남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2019년 봄 이탈리아 정부가 중국에 편승해 트리에스테를 거점으로 자국의 휘청거리는 경제를 회생시키는 계획을 고려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이탈리아 변방에 있는 이 도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산자코모 마을에서 한달살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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