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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끝에서 자라는 나무

글 : 크레이그 웰치 사진 : 이안 테

점점 더워지는 지구에서 자라는 수조 그루의 나무 중 어떤 종이 가장 남쪽에서 자랄까? 탐사대는 그 답을 찾기 위해 혼곶의 맹렬한 바람과 맞섰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남아메리카 최남단 인근의 한 언덕에는 일곱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 언덕 아래에서는 태평양과 대서양이 만나 위험한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 이 나무들의 모습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다. 울퉁불퉁하고 비틀린 가지는 서로 얽혀 있고 은색 목피는 우거진 풀에 가려져 있다. 몇 그루는 이미 고사했다. 모두 키가 내 허벅지 높이밖에 오지 않는다. 맹렬하게 불어대는 바람 때문에 나무의 몸통은 완전히 수평으로 누워 있는 상태다.
 
임관층을 연구하는 이반 디아스가 몇 그루의 마젤란너도밤나무에 오르고 있다. 비탈면에 붙은 채 바람을 피해 자란 이 종들은 오르노스섬에 서식하는 나무치고는 이례적으로 크다. 오르노스섬에 있는 대부분의 나무들은 디아스보다 키가 많이 크지 않다.
우리는 비행기로 대양을 가로지르고 화물선을 타고 32시간 동안 이동한 뒤 어선을 10시간 이상 더 타고나서야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곳은 바로 혼곶이 자리하고 있으며 티에라델푸에고군도의 끄트머리에 있는 오르노스섬이었다.

우리가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며 여기까지 온 이유는 아직까지 그 어떤 과학자도 그린 적이 없는 경계선을 표시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지구 최남단에 서식하는 나무를 찾으러 왔다.
 
산림생태학자 브라이언 뷰마(왼쪽)와 안드레스 올스가 혼곶의 권곡벽에서 튀어나와 있는 풀로 뒤덮인 바위를 자세히 살피고 있다. 오르노스섬은 남아메리카에서 나무가 자라는 최남단 지점일지도 모른다.
“여기로군.”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덴버캠퍼스의 산림생태학자 브라이언 뷰마가 말한다. 주황색과 검은색이 섞인 우의를 입은 그는 작은 언덕을 가로질러 올라가며 나침반을 다시 확인하고는 작게 중얼거린다.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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