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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구분이 초래한 그늘 문제

글 : 알레한드라 보룬다 사진 : 엘리엇 로스

화창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저소득층 거주 지역에 나무 임관이 부족한 탓에 수많은 주민들이 갈수록 심해지는 열기에 특히 더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됐다. 이는 로스앤젤레스의 도시설계와 과거에 시행됐던 인종차별적인 정책의 잔재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살짝 공개합니다.

미구엘 바르가스는 그늘의 힘을 처음 알게 된 때를 생생히 기억한다. 중학생이었던 그는 로스앤젤레스의 마천루 밀집 지역 바로 남쪽의 헌팅턴파크에서 축구장을 이리저리 뛰고 있었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너무 열심히 달린 나머지 그의 체온이 급격히 올라갔다.

그는 시야가 흐릿해지고 심장이 마구 뛰었다. 그는 멍해진 상태에서 축구장 남서쪽 모서리 근처에 있는 우뚝 솟은 적송을 향해 비틀거리며 다가갔다. 그의 시야에 있던 가장 크고 거의 유일한 나무였다.

적송 아래에서 쉬면서 바르가스는 현기증이 가라앉았고 심박수도 안정됐다. 시원하고 짙은 그늘 덕분에 그는 정신을 되찾았다.
 
자동차 중심으로 설계된 로스앤젤레스는 마치 에어컨이 완비된 차량 안에서 감상하도록 만들어진 도시 같다. 다운타운 바로 서쪽의 버몬트애비뉴와 에잇스스트리트가 만나는 곳에 서 있는 이 사람들처럼 보행자들은 그늘이 부족한 이 도시에서 뜨거운 햇볕에 그대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이후 바르가스는 나무 심는 일을 업으로 삼게 되면서 그 소박한 혜택이 로스앤젤레스의 다른 지역, 주로 부유하고 주민 대다수가 백인인 지역에서는 흔히 누릴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반면 주민의 97%가 히스패닉계인 헌팅턴파크처럼 흑인과 갈색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에는 그늘이 매우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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