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만 북단에 있는 작은 수장국 쿠웨이트는 극단적인 지역이다. 이곳의 여름 기온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으로 미국의 데스밸리만이 현지 기록을 넘어섰다. 게다가 연 강수량은 최저에 가깝고 담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쿠웨이트의 사막 지형 중 곡물을 경작할 수 있는 땅은 1% 미만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모래사막에는 쿠웨이트의 막대한 부의 원천이자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많은 석유가 매장돼 있다.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다른산유국과 마찬가지로 쿠웨이트의 오일 머니 역시 과시적 소비문화를 낳았다. 쿠웨이트 서부의 살미로드에 있는 이 쇼핑센터는 쿠웨이트의 오래된 가옥풍으로 지어졌다. 사진 속에 쿠웨이트의 전통 의상을 입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이 쿠웨이트 인구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작가 가브리엘레 체코니는 2019년 쿠웨이트를 처음 방문했을 때 보수적으로 여겼던 문화 속에서 그와 대비되는 모습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 “나는 쿠웨이트에서 극단적인 환경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에 대해 알아보고 싶었죠.” 그는 말한다. 쿠웨이트시티에 있는 반려동물 미용실에서 머릿수건을 벗은 한 여성이 자세를 취하고 있다. 페르시아만에 있는 쿠웨이트는 이 일대에서 가장 자유주의적인 나라에 속한다. 여성들은 머릿수건을 착용하지 않아도 되고 2006년 이후로는 투표권도 행사하고 있다. 현직 여성 국회 의원은 없지만 여러 여성들이 선출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