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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해가는 멕시코의 생활 양식

글 : 제이슨 모틀라그 사진 : 발라시 가르디

멕시코의 카우보이들이 현대 문명의 침투와 기후변화, 코로나19 사태에 맞서 싸우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살짝 공개합니다.

짐을 짊어진 한 무리의 노새와 당나귀들이 자욱한 먼지를 일으키며 울타리의 입구를 향해 휘청휘청 걸어간다. 빳빳한 흰색 셔츠를 차려입은 한 호리호리한 카우보이가 자신이 탄 말의 걸음걸이에 맞춰 박차를 짤랑거리며 녀석들을 이끈다. 엘레오나리 “나리” 아르세 아길라르(34)는 일주일에 적어도 세 번은 가뭄에 시달리는 자신의 목장에서 노새와 당나귀들을 몰고 낮은 지대로 내려가 귀중한 물을 가득 실어가야만 한다. 그 물 덕분에 그의 가족은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반도에 있는 산프란시스코산맥의 높은 메사 지형에 자리한 조상의 땅에 계속 머물 수 있다.

노새와 당나귀들이 구유에서 물을 마시는 동안 나리는 폴리염화비닐(PVC)로 만든 관에서 나오는 물을 쭉 들이켠다. 13km 떨어진 산속의 샘물과 연결된 이 관은 이 산간벽지에서 버티고 있는 몇 안 되는 목장들의 생명줄이다. 나리는 더 낮은 지대에서 목장을 운영하는 형 리카르도의 도움을 받아 거의 한 시간 동안 20ℓ들이 물통 여러 개를 가득 채운 후 이를 당나귀들에게 싣는다. 그런 다음 그는 말에 훌쩍 올라탄 후 집을 향해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나리와 그의 외동딸 과달루페가 목장에서 고된 일을 마친 후 휴식을 취하고 있다. 과달루페는 고작 다섯 살밖에 안 됐지만 이미 말을 타고 올가미를 다루는 데 능숙하다.
나리가 오가는 이 길은 오래된 엘 카미노 레알(왕의 길)의 일부다. 오지에 있는 이 도로는 300년도 더 전에 만들어졌다. 한때 이 길은 이곳 반도의 한쪽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 펼쳐져 있었던 스페인 선교부들을 연결했다. 그는 갈지자로 이어지는 좁고 미끄러운 자갈길을 오르고 반질거리는 바위 면을 가로질러 가다가 길섶에 꼼짝 않고 누워 있는 송아지 한 마리를 발견한다. 그가 뿔을 움켜잡고 녀석을 일으켜 세워보려 하지만 녀석은 흐리멍덩한 눈빛을 한 채 축 늘어진다. 나리는 녀석이 굶주림을 참지 못하고 독성이 있는 뭔가를 먹은 것으로 추정한다. “내가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네요.” 그는 어깨를 으쓱한다.

나리가 냉담한 태도를 보이기는 했지만 이 병든 송아지의 이면에는 바하칼리포르니아반도의 마지막 카우보이, 즉 ‘바케로’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는 위기가 숨겨져 있다. 지난 50년간 현대 문명이 침투해 들어오면서 젊은 세대는 공공시설 없이 자급자족하는 생활 양식에 점차 흥미를 잃어갔다. 경기 변동과 심화되고 있는 기후변화 탓에 이런 생활 양식을 지속하는 것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바하칼리포르니아반도의 남부 지역에 마지막으로 많은 비가 내린 지 1년 반이 넘었다. 초목이 사라지면서 소들은 점점 더 약해지고 질병에 더 취약해지고 있는 한편 염소들은 풀을 뜯을 곳을 찾아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바케로들에게 불리하게 “이 모든 영향들이 쌓이고 있는 것 같아요. 바케로와 관련된 문화가 소멸해간다고 할 수 있죠.” 멕시코 로레토에 사는 안내인 겸 오지 여행 장비 판매업자인 트루디 앤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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