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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계속된다

글 : 라니아 아부제이드 사진 : 레나 에펜디

경제 붕괴. 끔찍한 폭발 사고. 정치 파탄. 난민 위기. 극복이 불가능해 보이는 난제들이 레바논 국민들의 불굴의 정신을 시험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1월의 산들바람이 내 슬픔만큼이나 아렸다. 묘지의 철문이 삐걱거리며 열리자 희미한 겨울 햇살이 레바논 북부에 있는 눈 덮인 산에서 반짝였다. 이 산은 어머니의 고향 마을을 에두르고 있다. 나는 어머니의 영정을 어머니의 조상들 곁에 놓았다. 어머니는 고향으로 돌아왔다. 적어도 상징적으로는 말이다. 2021년 11월의 어느 목요일 아침, 어머니는 수년간 살았던 호주에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여성 일행이 ‘바다의 성’으로 알려진 한 요새를 둘러보고 있다. 13세기에 십자군이 건설한 이 요새는 레바논의 3대 도시인 시돈의 해안선에 위치해 있다. 청동기 시대 초기부터 사람들이 거주해온 이 지역은 페니키아의 중요한 항구였다. 이 오래된 땅의 해안을 따라 고고학적 유적지들이 존재한다.
어머니의 마지막 안식처는 태어날 때부터 레바논으로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비록 나처럼 레바논에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도 이 나라의 일부를 간직하고 있다. 우리는 레바논식 이름을 갖고 있고 레바논 음식을 즐기며 레바논의 이야기를 전한다. 또한 우리는 시간과 거리, 세대를 초월한 가족 간의 유대 관계를 통해 조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나는 레바논에서 내전이 한창이던 1975년부터 1990년까지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 당시 나는 파이루즈의 노래를 즐겨 들었다. 파이루즈는 레바논의 국가적 상징이자 아랍 세계의 전설적인 가수로 통한다. 그때 나는 가사의 뜻도 알기 전이었지만 부모님을 눈물짓게 했던 그 가사의 힘을 이해했다. 파이루즈는 자신의 노래 <나삼 알라이나 알 하와>에서 자신이 너무 늙어 조국이 더 이상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날이 오기 전에 바람이 자신을 고향으로 보내주기를 애원한다.
 
레바논 성모 성지에서는 주니에만의 탁 트인 경치가 특히 잘 내려다보인다. 기독교 순례지인 이 성모 성지는 베이루트에서 북쪽으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구릉 지대 하리사에 있다.
어머니는 2019년 여름에 레바논으로 마지막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변하지 않았지만 이제 조국은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바뀌었다. 나라가 파탄이 나 있었다. 황량하고 암울하며 절망적인 곳이 돼 있었다. 세계은행이 1850년대 이후로 세계 최악에 속한다고 규정할 정도로 국가 경제가 붕괴해 레바논 국민은 자부하던 불굴의 정신마저도 타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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